윤동주의 시: 고통 속에서 피어난 희망과 사랑
윤동주는 일제강점기의 억압과 고통 속에서도 민족의 아픔을 담아낸 시인으로 유명합니다. 그의 시는 고독, 저항, 그리고 희망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. 여기 몇 편의 대표적인 윤동주의 시를 소개합니다.
서시
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
한 점 부끄럼 없기를,
잎새에 이는 바람에도
나는 괴로워했다.
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
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
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
걸어가야겠다.
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.
별 헤는 밤
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
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.
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
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.
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
이제 다 못 헤는 것은
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,
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,
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.
별 하나에 추억과
별 하나에 사랑과
별 하나에 쓸쓸함과
별 하나에 동경과
별 하나에 시와
별 하나에 어머니, 어머니,
어머님,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.
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 했던 아이들의 이름과
패, 경, 옥,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,
벌써 애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,
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,
비둘기, 강아지, 토끼, 노새, 노루, ‘프랑시스 잼’, ‘라이너 마리아 릴케’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.
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.
별이 아슬이 멀 듯이,
어머님,
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.
쉽게 씌어진 시
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
육첩방은 남의 나라,
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
한 줄 시를 적어볼까,
땀내와 사랑내 포근이 풍기는
내 방 안에
내 기쁨, 그리움, 호곡도
인정 투정처럼 나린 잠, 신(新)발의 조각
끊임없는 저잣거리를 향해
흘러가는 보도보도
자화상
산모퉁이를 돌아
빈 밭에 이르러
해가 지고 있는 곳을 바라본다.
가난한 서러움에 찬 눈이
내 마음을 아는가.
그렇게 있으려니
저녁 어스름이 내리고
기도하는 손을 펴,
어머님의 손을 잡아본다.
어머님의 손은 차거움인가
내 손은 또 얼음인가
유리하는 내 마음에도
한떨기 사로잡힌 것이 있어
두견새 울음인 양
쓸쓸히 고개를 돌린다.
윤동주의 시는 그의 깊은 철학적 사유와 민족에 대한 사랑, 그리고 고뇌와 슬픔을 담고 있습니다. 그의 시를 통해 우리는 일제강점기의 고통을 느끼고, 동시에 그 속에서도 빛나는 희망과 사랑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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